“방문 열고 세상으로”…AI와 손잡고 ‘한 걸음 더’ 나아간 은둔청년들
“천천히 자신만의 속도로, 작은 용기를 내어 세상으로 나아가자.”
락발라드 풍의 활기찬 노래 ‘한 걸음 더’의 뮤직비디오와 함께 희망찬 메시지가 흘러나오자, 현장에 있던 30여명의 청년들 사이에서 환호와 함께 큰 박수가 터져 나왔다.
화면 속 어두운 방 안에 홀로 갇혀 있던 캐릭터는 창문 사이로 들어오는 한 줄기 햇빛에 희망을 얻어 스스로 방문을 열고 나왔다. 그는 더 이상 움츠러들지 않고 당당히 자신만의 행복을 향한 여정을 시작했다. 고립과 은둔 등 힘든 시간을 견뎌낸 청년들이 AI 기술을 활용해 직접 만들어낸 콘텐츠다.
지난 2일 경기 가평군 좋은아침HRD센터에는 미취업 고립위기청년 35명이 모였다. 고용노동부가 주최하고 대한상공회의소가 주관하며 ㈜아르케가 운영하는 ‘잡택트 캠프’의 해커톤 프로젝트 성과공유회가 열린 현장이다. 디지털타임스와 연합뉴스TV는 참여기업으로 함께했다.

2026 잡택트 캠프 해커톤’ 참여자.
지난 5월 시작된 잡택트 캠프는 만 15세 이상 34세 이하의 미취업 고립위기청년들에게 AI를 활용한 직무 탐색과 언론사(디지털타임스·연합뉴스TV) 업무 경험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날 행사는 △1:1 마음 근력 키우기 △직무 탐색 등 사전 프로그램을 거친 참가자들이 이틀간 준비해온 해커톤 결과물을 선보이는 자리였다. ‘고립·은둔 청년’이라는 단어가 무색할 만큼 활기찬 에너지와 온기가 가득했다. 한 발표자는 “전날 2시간밖에 못 잤다”며 너스레를 떨면서도 눈빛만은 또렷했다.
참가자 35명은 음원(2팀), 웹툰(2팀), 영상(4팀) 등 총 8개 팀으로 나뉘어 멘토들과 함께 청년세대의 솔직한 이야기를 콘텐츠로 풀어냈다. 사회적 고립을 겪는 청년을 ‘개미’에 비유하거나, 타인과의 비교로 상대적 박탈감을 유발하는 SNS의 화려함을 ‘별’로 재해석하는 등 참신한 아이디어가 돋보였다.
지난해 이어 프로그램에 두 번째 참가한다는 한 청년은 “원래 활발했으나 범죄 피해를 당한 뒤 집에서 잠만 잤는데 갑자기 바뀐 모습이 받아들이기 힘들어 뭐라도 해보자는 심정으로 찾았다”며 “지난번엔 사람 만나는 게 기피될 정도였는데 많이 나아졌다. 이번엔 인간관계를 잘 유지하는 게 목표”라고 털어놨다.
2년간 구직을 단념했던 20대 후반 청년 역시 “취업 실패 이후 사람들과 부딪히는 게 싫어 방에만 갇혀 있었는데, 뭔가를 만들어내며 새로운 꿈을 꾸게 됐다”며 환하게 웃어보였다. 방 안에서 웹툰만 그렸다는 20대 남성은 이번 프로젝트서 영상 제작에 참여했다. 그는 “새로운 것을 한다는 게 엄청 오랜만”이라며 “1년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시간이 될 것”이라며 소감을 말했다.